대학에서 만난 일란성 쌍둥이 형제

대학교 1학년 때 같은 과에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있었습니다. 이름을 바꿔 부르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외모가 똑같았죠. 당시 저는 사주에 관심이 많아서, 이 친구들에게 "너희 사주는 완벽하게 같지 않아?"라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. 형이 5분 먼저 태어났다는 답을 듣고도 저는 "그 정도면 거의 같네"라고 생각했습니다.

10년 후, 완전히 다른 인생

졸업 후 10년이 지난 지금, 두 사람의 삶은 놀라울 정도로 다릅니다. 형은 서울에서 IT 회사 팀장으로 일하며 결혼해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. 동생은 호주에 이민 가서 목공 사업을 하고 있고, 아직 미혼입니다. 부모님도 당혹스러워하신다고 합니다.

재미있는 건 성격의 큰 틀은 비슷하다는 점입니다. 둘 다 고집이 세고, 승부욕이 강하고, 한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가는 성격이라고 동생이 말해주었습니다. 하지만 그 "고집"이 형은 회사 조직 안에서 승진으로 발휘됐고, 동생은 남의 밑에서 일하는 걸 못 견뎌 이민을 선택하게 만들었다고 하네요.

같은 사주, 다른 환경

사주 선생님께 여쭤봤을 때 이런 답을 들었습니다. "쌍둥이는 원국은 거의 같지만 대운 시작점이 미세하게 다를 수 있고, 무엇보다 같은 가족 안에서도 첫째와 둘째의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."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습니다. 형은 "형"이라는 역할을 부여받고, 동생은 "비교 대상"을 늘 옆에 두고 자랍니다.

이 경험을 통해 저는 사주가 결정론이 아니라는 걸 피부로 느꼈습니다. 타고난 기질의 방향성은 있지만, 그 기질이 어떤 환경과 만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펼쳐집니다. 사주를 보러 가서 "당신은 이렇게 될 운명이에요"라는 말을 듣는다면, 저는 이제 그 말을 반만 믿습니다. 나머지 반은 제가 만드는 몫이니까요.

혹시 주변에 쌍둥이가 있다면 꼭 한번 관찰해 보세요. 사주 공부에 이만한 살아있는 교재가 없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