쥐띠 엄마와 말띠 아빠

제 엄마는 쥐띠, 아빠는 말띠입니다. 지지에서 자오(子午) 충으로, 전통적으로 궁합 최악의 조합 중 하나로 꼽힙니다. 결혼 전 양가 어른들이 걱정하셨지만, 두 분은 올해 결혼 30주년을 맞으셨습니다.

30년 지켜본 두 분의 관계

솔직히 말하면 두 분은 늘 평화롭지는 않으셨습니다. 오히려 많이 부딪히십니다. 취향이 완전히 달라서요.

  • 엄마는 계획형, 아빠는 즉흥형
  • 엄마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하심, 아빠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심
  • 엄마는 말이 많으심, 아빠는 과묵
  • 엄마는 검소, 아빠는 씀씀이 큼

전형적인 충(沖)의 관계입니다.

그런데도 왜 잘 지내실까

제가 관찰한 세 가지 이유입니다.

1. 역할 분리

살림은 엄마가, 바깥 활동은 아빠가 주도하십니다.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습니다. "왜 그렇게 해?"를 거의 안 하십니다. 같은 일을 같이 하지 않으니 충돌이 줄었습니다.

2. 갈등을 오래 끌지 않음

두 분은 격렬하게 다투시지만 그날 밤이면 풀어집니다. 서로 "내가 좀 심했다" 말 한 마디로. 냉전이 1주일 가는 일은 30년간 본 적이 없습니다.

3. "이 사람이 나한테 필요하다"는 인식

두 분의 공통 표현은 "너희 엄마(아빠)가 있어서 내가 이렇게 사는 거야"입니다. 부족한 점은 많지만 상대가 나를 완성시킨다는 자각이 있으십니다. 궁합의 "충"도 관점에 따라 "보완"이 될 수 있다는 걸 두 분이 보여주셨습니다.

띠 궁합의 진실

띠 궁합은 사주의 일부일 뿐입니다. 전체 사주, 대운의 흐름, 그리고 두 사람의 성숙도와 헌신이 결합되어 관계를 만듭니다. 띠 하나로 결혼을 결정하지 마세요. 궁합 안 좋다고 헤어질 필요도, 좋다고 맹신할 필요도 없습니다.

우리 부모님 30년의 교훈

"궁합이 어떻든 매일 의식적으로 관계를 선택하는 사람이 결혼을 지킨다." 30년 결혼생활을 여러 번 본 저의 결론입니다. 띠 궁합이 상극이어도 오히려 이걸 의식해서 더 노력하는 부부가 잘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. 사주는 출발점이지 결승선이 아닙니다.